Cherries Jubilee
Written by 네쥬
답 없는 놈들, 성우는 추위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부어라 마셔라 일찍 시작된 술자리는 제법 일찍 파토가 났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성우는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한다는 친구들의 성화에 못이겨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거 말고”
“뭐”
“메로나가 뭐냐 메로나가”
편의점으로 들어가려는 것을 제지당하고 질질 끌려간 곳은 근처 아이스크림 가게, 술 게임으로 유명한 31이라고 쓰여있는 가게에 오다니 겨우 아이스크림 하나에 몇천원, 몇만원씩 받아먹는 곳에 왜 굳이 와서 먹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만 술에 취해서 상 생각을 하기가 귀찮았다. 계산대 앞에서 각자 제일 작은 컵으로 고르는데 저마다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마지막 남은 성우가 가만히 서 있자 알바생으로 보이는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무슨 맛으로 드릴까요”
“뭐가 맛있어요?”
정말 무슨 맛이 있는지 1도 모르기 때문에 물어보면 무표정한 남자는 단것을 좋아하는지, 무슨 향을 좋아하는지 물어보는 것 하나도 없이 그저 작게 대답했다.
“체리 쥬빌레요”
“네 그거 주세요 그럼”
꽤 키가 작은 남자는 낑낑거리며 딱딱하게 굳은 아이스크림을 퍼내기 시작했다. 요령이 있는지 제법 동그랗고 예쁘게 담긴 아이스크림을 핑크색 스푼과 함께 전해줬고, 성우가 시킨 마지막 아이스크림 통은 애석하게도 성우 쪽에 가까워 남자가 거의 아이스크림 쇼케이스 안에 반쯤 들어가 퍼내는데, 아슬아슬하게 발이 땅에 닿아있는 덕분에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지만 한두 번이 아니라는 듯 능숙하게 퍼낸 남자가 성우에게 아이스크림을 내밀었다.
“아 감사합니다”
동그랗게 컵에 담긴 체리 쥬빌레를 들고 친구들이 있는 자리를 돌아와 아이스크림을 먹는 동안에도 어째서인지 자꾸 눈길이 갔다. 굳이 따지자면 아이스크림을 퍼낼 때의 그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몸이랄까, 씹히는 체리가 달았다.
“가자”
“벌써?”
“벌써는 무슨, 아이스크림을 두시간 동안 먹는 놈이 어딨어 민폐야 가자”
핑크색 반팔을 입은 남자가 성우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나가라는 무언의 신호인가 싶어서 시간을 봤더니 마감 시간이 가까워져 있었다. 눈치 줄만 하네, 몸을 일으켜 나가는 순간에 스치듯 보인 명찰의 이름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성운 다음에도 있을까?
예상과는 다르게 알바생 하성운은 꽤 자주 가게에 있었다. 돈이 많이 필요한가? 싶었는데 시간이 잘 맞은 날에는 일주일 내내 본적도 있었다. 그렇다고 성우가 일주일 내내 아이스크림을 먹은 건 아니고, 지나가는 길에 투명한 유리창으로 보인 아이스크림을 담는 모습이 자꾸 아른거려서 멈춰 서서 보다가 정신을 차리곤, 후다닥 도망치기도 했다.
“무슨 맛으로 드릴까요”
여자 알바로 보이는 사람이 물었다. 하성운씨가 저기 떡하니 서 있는데 왜 주문을 받지 못하니... 다른 알바한테 주문을 받겠다고 하면 백프로 진상손님으로 찍힐 것 같으니까 뭐라고 하지는 못하고 뭐가 맛있냐고 물어보면 곤란한 표정의 여자
“샤베트 종류 좋아하시나요?”
“아니요”
“그럼 과일이나 견과류는..”
“흠...”
허둥지둥하는 알바를 바라보고 있다가 문득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초보였는지 눈에 띄게 당황하는 모습에 그냥 체리 뭐시기 달라고 하려는데 성운이 움직였다.
“체리 쥬빌레 맞으시죠?”
“네?”
“저번에 드셨던 거”
“어... 그게 이름이 그랬나요? 그걸로 주세요”
성운이 저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 뭔가 기분이 좋아 흔쾌히 대답하자 여전히 안절부절못하는 여자 알바를 내버려 두고 아이스크림을 담아주는 성운, 상체가 전부 들어간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쏙 들어가서 퍼주는 성운이라 한참 구경하다가 적당히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 천천히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어떻게 친해져야 할까...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곤란하십니다”
“됐고 점장 나오라고 해”
조용히 성운을 보던 성우가 인상을 찌푸렸다. 갑작스러운 진상의 등장, 본인 딸이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 맛이 단종되었다는데 당장 내놓으라며 매장이 떠나가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여자 알바는 당황감을 감추지 못했고, 성운은 그저 무표정하게 진상을 쳐다보고 있었다.
“저기? 여기서 이러실 게 아니라 다른 매장에 가보시는 게 낫지 않을까요?”
“넌 또 뭐야?”
“손님인데요?”
성우는 자기가 말해놓고도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진짜 아무 사람도 아니라서 우선 손님이라고 대답을 하긴 했는데 거기에 진상은 더 화가나 보여서 장난이 아닌데, 고민하다가 우선 계산대 앞을 막아섰다.
“저기 알바생들한테 뭐라고 해봤자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인데”
“조용히 아이스크림이나 먹고 가지 학생은?”
웃으면서 잘 보내려는데 이렇게 시비가 털리면 가만히 있으면 호구 아닌가 싶어서 발끈하는 우리의 대학생 옹성우.
“저도 조용히 먹고 가고 싶은데 아저씨 때문에 시끄럽잖아요”
“어린 게 따박따박 말대꾸를!”
“경찰 불러요 저 지금 아저씨!!”
휴대폰을 들고 협박하자 뭐라 뭐라 끝까지 소리 지르며 퇴장하는 모습을 보다가 멘탈이 나갔을 것 같은 성운이 걱정돼서 돌아보면 고개를 푹 숙이고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모습이 보여서 당황한 목소리로 괜찮냐고 물어보면 조용히 끄덕이는 고개
“정말 괜찮은 거 맞아요?”
막 걱정돼서 쳐다보면 끅끅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설마 우는 건가? 당황함이 MAX를 찍고 있는 와중에 안절부절못한 성우의 눈과 알 수 없는 표정의 성운의 눈이 딱 마주치는 순간 터져버리는 웃음소리에 성우는 다른 의미로 당황스럽고 이게 무슨 상황인가, 몰카인가 싶었다.
“어휴, 감사... 감사합니다 크흑”
“저기...”
“잠, 잠깐만 말 걸지 말아주세요 하하핳 어우, 진정이 풉, 진정이 안 되네 꺄하핰ㅋ”
성우는 여전히 어리둥절했다. 제 앞에 알바생이 환하게 웃는 것도 처음 보는데, 참으려고 발갛게 된 얼굴로 꾹꾹 누르고 있는 모습에 눈길이 사로잡혔다. 한참이나 어깨를 들썩거리며 웃던 성운이 진정하더니 입을 열었다.
“아 정말 미안해요. 웃을 생각은 없었는데, 상황이 뭐랄까, 그 상황에서 손님께서 손님인데요? 라고 말한 게 제 입장에서는 정말 웃음이 나와서”
충분히 우습게 들릴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성우도 했으니까 웃은 것에 대해서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웃는 모습을 봐서 좋으면 모를까, 괜찮다고 대답하는 성우를 뒤로하고 성운은 여자 알바생에게 가서 뭐라고 말하더니 앞치마를 벗어던지고 밖으로 빠져나왔다.
“가요”
“네?”
“진상도 물리쳐줬겠다. 밥이라도 한 끼 할까요? 아니면 시간이 애매하니까 차라도 한잔?”
역시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해, 라고 생각한 성우는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힐끔힐끔 바라보기만 하다가 이렇게 마주 앉아서 차를 마실 줄 누가 알았을까, 저를 바라보고 있는 눈빛에 긴장돼서 마른침을 꿀꺽, 빨대를 물고있는 성운을 한번 쳐다봤다가, 본인의 음료를 한번 쳐다봤다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아이스크림 많이 좋아하나 봐요?”
“네?”
“아니 맨날 지나가시면서 쳐다보시고, 또 자주 와서 드시는 것 같아서요”
님 보려고 간거에요 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 그냥 어색하게 끄덕끄덕. 사실 별로 아이스크림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성운이 거기 있으니까 별수 있나 가는 수밖에 없었다.
“아 저는 옹성우에요”
“네?”
“그... 성함을 이름표 달고 있을 때 봐서”
처음에야 긴장했지만, 워낙 인싸갑인 성우라, 같이 차를 마시는 한 시간 동안 특유의 친화력으로 전화번호 교환까지 끝내버렸고, 의외의 정보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네? 몇 살이라구요?”
“스물여덟이요”
“저는... 스물셋입니다”
저와 비슷한 나이일 줄 알았는데 다섯 살 연상이라는 소리에 정말로 놀란 표정을 짓자 그러지 말라며 성운이 손을 저었다. 근데 이건 놀리려는 게 아니라 정말 순수하게 놀란 거라서 성우가 빤히 성운을 쳐다봤다.
“진짜, 저랑 동갑이거나 어릴 줄 알았는데”
“어우, 거짓말이 지나쳐요”
“그럼 저 형이라고 불러도 괜찮아요?”
“편한 데로 불러요”
“형도 말 놓으세요”
이렇게 호칭 정리까지 끝내버리고 다음에 오면 아이스크림을 더 주겠다며 웃는 성운과 헤어져 집으로 향했다. 아이스크림이라도 먹은 양 입안이 달았고, 기분이 달았다. 반한다는건 이런 느낌을 두고 말하고 있나, 성운이 입고 있던 분홍색 유니폼이 생각났다. 정말이지 체리 쥬빌레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형”
“응”
“일 안 해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형 뒤에 있는 여자알바는 안 괜찮아 보이는데... 하지 못한 말을 아이스크림과 함께 삼켰다. 하성운과 옹성우의 친분은 무럭무럭 쌓였고, 겨울이 지나 봄이 되어서도 여전히 굳건했다. 뭐 마주 앉아서 아이스크림 하나를 나눠 먹고 있으니까 말 다한 거 아닌가? 여자알바생의 눈빛이 따가웠다. 하긴 같이 알바하는 사람이 띵까띵까 놀고 있으면 좀 싫을 것 같기도 하고
“형은 무슨 맛이 좋아?”
“체리 쥬빌레”
“그래서 나한테 추천해준 거야??”
“응”
어차피 이것저것 물어봤자 대답은 애매하니까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거 추천해줬다는 말에 성우가 웃었다. 패기 넘치는 알바생이네 싶어서, 아니 나이상 알바는 아니고 직원인가? 정신이 반쯤 나가 있었다. 핑크 유니폼의 하성운과 나눠 먹는 핑크색 아이스크림, 핑크색 스푼이 붉은 입술 속으로 쏙 들어가는 모습을 보다가 꿀꺽, 침을 삼켰다.
“아, 귀찮네”
“뭐가?”
“알바를 새로 구해야 하는데 마땅한 사람이 없네”
여자알바생이 그만두나? 그렇구나, 대답하고 스푼을 물고 있는데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 잠깐만 알바하면 성운이형이랑 같이 일할 수 있는 거 아냐? 붙어있는 시간도 늘어나고, 퇴근도 같이... 까지 생각이 들자 급하게 성운을 잡았다.
“형, 나”
“너 뭐?”
“나 할래 알바”
친구들이 알았으면 충분히 웃을만한 일이었다. 아이스크림이라곤 관심 없는 옹성우가, 금수저 까지는아니어도 -물론 성우만 하는 주장이었고, 친구들은 믿지 않았다.- 나쁘지 않게 사는 옹성우가, 알바라니 그것도 아이스크림 알바생. 지급된 핑크색 유니폼을 입었을 때도 성우는 그저 웃었다. 형이랑 커플티 같은 시답지않은 생각을 하면서
“고생했어. 힘들지?”
“정신은 없는데 괜찮아”
“고생했으니까 회식이라도 할까?”
“둘이?”
“응 둘이”
성운이 문을 잠그며 웃었다. 둘이라니, 성우가 냉큼 따라붙었다. 흔하디흔한 고깃집에 가서 성운이 구워주겠다는 걸 마다하고 성우는 열심히 고기를 구워 성운에게 넘겼다.
“너도 먹어”
“먹고 있어”
“내가 구울게”
“아냐 나 고기 잘 구워”
세상 살면서 이렇게 열심히 구운 적이 없을 만큼 열심히 집중하자, 성운이 웃으며 쌈을 싸서 성우의 입에 넣어줬다. 아, 이번 연도에 나 뭐 있나 봐. 앞으로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속으로 기도하며 성우가 웃었다. 성운과 여섯시간을 붙어서 일한 것도 모자라, 회식까지 함께라니. 일하는 동안에도 긴 이름이 어려웠지 아이스크림을 능숙하게 담아내는 성운을 구경하는 재미에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성운이 사르르 웃었다. 술 한잔도 마시지 않았지만 급격하게 더워졌고, 돌직구에 당황한 성우가 씹고 있던 고기를 꿀꺽 넘겼다. 오늘 고백하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알바 첫날에 차이면 뭐, 둘 중에 하나가 그만두려나 같은 생각을 하며 성운도 저를 싫어하지는 않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형을 만나서 다행인데?”
“어우, 또, 또 그런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
어려 보인다고 말한 이후로 성우가 낯간지러운 말을 하면 성운은 난처한 듯이 웃곤 했다. 싫어하는 건가 눈치를 살폈지만 부끄러워서 그런 것 이라는걸 알아버린 지금은 그 모습조차 귀엽게 느껴졌다.
“잘 먹었습니다. 반반 내자니까”
“회식인데 내가 사야지”
봄이라고 해도 제법 쌀쌀한 탓에 성운이 입고 온 가디건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으며 웃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에도 뭐가 그리 즐거운지 성우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들어주고 있었고, 한참 걸어가다가 성운이 돌부리에 걸려 앞으로 넘어질 뻔한 걸 성우가 겨우 받아냈다.
“괜찮아?”
“와, 큰일 날뻔했다.”
“주머니에 손 넣고 그러니까 그러지”
“그러게”
민망한 듯이 웃던 성운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성우는 기분이 묘해졌다. 한팔로 받아주다 보니 성운이 성우에게 안긴 모양새가 되어버린 상태에서 코끝이 닿을락 말락 한 가까운 거리까지, 성우가 한숨을 푹 내쉬고 성운을 똑바로 세워줬다.
“형, 내가 그 알바 첫날에 할 말은 아닌 거 같은데”
“뭐? 그만둔다고? 안돼, 왜”
“그거 말고”
“그럼 뭐”
“나 형 좋아해”
“어?”
“처음 봤을 때부터”
역시나 예상을 못 했는지 동그랗게 눈을 떴던 성운이 시선을 피했다. 그 순간 성우는 약간 아차 싶었다. 멋도 분위기도 없이 삼겹살 먹고 집에 가다가 고백이라니 자신이 생각해도 우스웠지만 그래도 성운의 새로운 표정은 언제나 성우에게 떨림을 가져다줬다.
“강요하는 게 아니고, 그냥 그렇다고”
“...”
“매일 아이스크림 핑계 대고 보러 갈 만큼, 알바까지 하면서 형이랑 있는 시간을 늘리고 싶은 만큼 좋아하고 있어”
성운의 표정은 여전히 아리송했다. 정적이 흐르다가 성운이 손을 들어 앞머리를 쓱쓱 정리했다. 그러더니 성우를 올려다보는데 붉어진 얼굴로 웅얼웅얼 말을 시작했다.
“이게 뭐야, 이렇게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응?”
“머리도 그렇고, 옷도 그렇고”
“예뻐”
“어우, 진짜... 부끄러워 죽겠네”
그대로 폭 안기는 성운이라 성우가 웃었다. 이거 승낙의 의미겠지? 여전히 어찌할 줄 모르는 성운을 보며 예쁘다고, 멋있다고 몇 번이고 말해줬다. 붉어진 얼굴은 체리 쥬빌레 보다 더 달게 느껴져서 꿀꺽 침을 삼켰다. 하성운을 보기 위해 먹은 체리 쥬빌레 때문에 온통 몸이 체리 쥬빌레로 이루어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스운 생각도 했었는데 하성운 자체가 체리 쥬빌레 같았으니 옹성우와 체리 쥬빌레는 뗄 수 없는 관계인가? 달라진 관계, 통한 마음으로 손을 꽉 잡고 함께 걸었다.
“근데 사내연애 가능이야?”
“알바생이 연애하는 것까지 간섭 안 해”
“그래도, 꽁냥거리면... 점장님한테는 비밀로 해야 하나?”
“너 바보지?”
“왜?”
“되게 둔하다. 설마 모를줄 몰랐는데 말이지”
“뭐가”
“내가 점장이다 이놈아”
뭐야, 성우가 허탈하게 웃었다. 어쩐지 알바랑 있을때 일 안 해도 알바가 뭐라고 못하더라, 알바시간이 긴 게 아니고, 점장이라서 나와 있었던 거라니, 어쨌든 사랑은 이뤘으니 상관없나? 어이가 없어 같이 웃고 있는 예뻐죽겠는 애인에게 체리 향기가 나는 듯 했다.